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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비밀해제 문건으로 본 미국의 실체'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상당히 끌리던 책이라서 성큼 집어 들어 빌렸는데 생각보다 방대한 내용을 자랑했다. 하지만 주된 요지는 대강 파악할 수 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상적인 국가인양 대부분이 인식하는데 실상 '美'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국가라는 것. 그리고 자국의 안보와 이익을 위해서는 타국에 있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입한다는 것.

또한 미국의 태생부터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상당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독립혁명이 일어나고 인권과 노예제 폐지를 위해 남북전쟁이 일어나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1차, 2차 대전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는 것.

물론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한국 역사에 있어서, 미국을 한국 해방의 주체이고 한국전쟁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민 정의의 사도로 인식하고 있는 보수우익집단의 장기간 집권도 미국의 실체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

대략 이런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근거로써 90년대에서 2000년대 들어 상당수 해제된 비밀문서들에서 다뤄진 내용들을 제시하고 있다.그 문서들은 세계 각 지역별로, 그리고 지역 국가별로 자세히 정리해서 미국이 저지른 행태들을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이라는 국가는 양의 탈을 뒤집어쓴 흉악한 늑대와도 같다는 것이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아마 해방 이후부터 불어닥쳐 60~80년대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자리잡은 반공주의 시대를 떠올려보면, 아마 금서 제1호로 지정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과격한 표현들을 서슴치 않고 사용하고 있다.

어쩌면 현재 툭하면 서울시청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드는 보수우익단체들이 이 책을 보면 입에 거품을 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미국의 실체. 즉 온갖 미사여구로 덧씌워진 미국이라는 나라가 건국 이후부터 현재까지 힘없는 약소 국가를 상대로 얼마나 조폭과도 같은 더러운 짓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그 진실을 입증하는 바로 그네들의 비밀해제문건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Fox Americana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미국은 2001. 9.11사태, 그리고 아프간 침공과 2003년 이라크 침공과 같은 대규모 군사 작전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더불어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로 무장한 WTO, FTA등의 기구와 조약들을 앞세워 각국의 경제 예속화를 강화하고 양극화를 가속화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켜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한-미 FTA 협상을 하는 우리나라에서도자주 거론되기도 했고 익히 알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게 미국이라는 나라의 실상을 직시하면 현재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미국에 대한 이미지는 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 본모습을 인식함으로써 친미, 나아가 숭미를 일삼는 행태를 버리고 그들의 '약육강식'적인 정책에 적절한 대처를 해야만한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그리고 상당부분 격한 표현들이 들어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기존에 대한 인식의 틀을 깨부수고 또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모습에 대한 실상을 비춰줌으로써, 우리가 미국이라는 나라를 대함에 있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양면성에 공평하게 접근할 기회와 기초 지식을 제공해 주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 그렇지만 더없이 거대해진 현대 사회 그리고 국가 집단에서 언제나 정치라는 것은, 철학 또는 이론에서 제시하는 것과 같은 이상향적인 모습을 끊임없이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제든지 자연상태와 같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고금을 불문하고 우리가 역사서와 TV를 통해 마주하는 진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여전히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방국이고 혈맹이라며 환상을 갖는 우리나라네의 자칭 원조보수우익이라는 분들. 성조기에 어떤 진실이 담겨져 있는지도 알지 못하면서 한국의 국가 기념일에 막연히 흔드시는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철딱서니 없는 분들.

타국의 사례는 고사하고라도 해방 이후 한국에 들어와 자유민주주의 이식이라는 미명하에 한반도 분단에서 시작하여 얼마나 많은 만행들을 저질렀는지 조금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

덧-

근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전형적인 미국사를 외교 부분 중심으로 다룬 '카우보이들의 외교사'를 보려니 도통 적응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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