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에 집에 내렸갔을 때, 잠시 서점에 들렀다가 눈에 띄어서 샀던 책 중에 하나. 사실 '살림지식총서'라는 타이틀로 나오는 이 핸드북 수준의 책들은 작고 가벼워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상당한 수준의 내용들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구입한 '보수와 진보의 정신분석'도 마찬가지다. 특히 논문을 정당과 관련된 주제로 준비하고 있는만큼 새로운 관점에서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서 좋았으며, 읽고 나서도 상당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많았다.

저자는 '보수'와 '진보'라는 용어 정의를 서구에서의 파생 배경과 철학적 관점에서 접근으로 의미를 규정하며, 그를 바탕으로 다시 한국적 '특수성'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실 오늘날 한국에서의 '보수'와 '진보'는 여전히 이념지향적 성격으로 규정되고 있으며, 특히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함부로 포괄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도, 특정 정당이 슬로건으로 내세우거나 정책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그것이 곧 '보수' 또는 '진보'로 규정되어지는 '협소함'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자 역시 이러한 부분에서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의 전개과정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학'을 전공했던 필자도 매우 공감이 가는 부분일 수 밖에 없었다. 일본 패망 뒤 미국과 소련의 의지가 아닌 한반도에서의 한국 민족의 자력에 의해 '일제의 잔재 세력'을 프랑스의 친독파 숙청과 같이 명백하게 청산하고 그 이후 '좌-우'의 이념의 대립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천천히 융합되어 갔더라면, 사사건건 대립하는 오늘날의 이 현실과는 매우 다른 정치적 토양을 쌓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우리에게는 이러한 자주적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고, 해방 후 5년만에 냉전이 열전으로 '화'하게 되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좌'에 대한 극심한 국가적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그리고 이후 잇달아 들어서게 되는 군사독재정권들이 정권의 정당성 확보로 사용하게 되고, 그 후유증은 민주화를 거친지 20년이 훌쩍 넘은 현재까지도 정치와 사회 곳곳에 남아있다. 그렇기에 한국에서는 여전히 서구 사회와 같은 건전한 정치적 논의의 장으로써의 '진보'와 '보수'가 아닌, 기형적이고 파벌적인 정치적 대립현상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저자는 '퇴행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저자는 결론에서 갈수록 다극화 및 다양화 되어가는 사회에서 냉전 이데올로기 시절처럼 '진보'와 '보수'로써 모든 사안을 포괄적으로 다룰 수는 없으며, 개별 사안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와 판단을 바탕으로 세분화하여 접근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에는 필자도 공감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제도권 정치에 반영이 되어야 할 지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는 지난 촛불집회에 대해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주문하기도 했던 '정당의 역할'의 정상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지극히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혀있는 한국의 후진적인 정치판이 과연 이러한 건전한 의지를 흡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촛불집회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사회 및 학계 차원의 논의를 통한 해결책의 제시에도 불구하고 반년이 지난 지금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기에는 우리 사회의 잠재력이 너무나도 아깝다. 민주화 이후 20여년간 반복되고 있는 '퇴행적' 정치 행태에 질렸다면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국민들도 '사익'이 아닌 '공익'적 관점에서 함께 모두가 다 잘 살 수 있는 사회적 변화에 조금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듯 싶다. 민주주의에서의 정치적 변화는 '무관심'이 아닌 '관심'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수와 진보의 정신분석'이라는 책에 3,300원 정도는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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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협 선생의 뉴라이트 비판.



서점에서도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이었는데, 도서관에서 다른 책 빌리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책장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냉큼 빌려와서 3일만에 다 읽어 버렸다.
책 전편에 걸쳐 조목조목 뉴라이트의 인식과 역사관과 행태에 대해서 신랄하게 빈판을 하였는데, 얼마나 속이 시원하던지.

애초에 상식밖의 기준과 범위를 한정지어놓고 그에 맞춰 이론을 억지로 때려 맞춰넣으려고 하니 당연히 비논리적으로 흐를 수 밖에 없고, 이는 참여하는 역사학자가 한명도 없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학문적으로 논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저질스러운 수준을 고스란히 반증하게 된다. 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가지고 대안 교과서라느니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기술되었느니 등의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국민들에게 반강제적으로 주입시키려고 하니까 당연히 비판만 부지기수로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이론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뉴라이트 단체들의 구성원과 또 그를 추종하는 일부 사람들은 한번쯤은 필독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책을 덮는 순간에도 광복 직후부터 분단의 시기까지. 민족. 즉 적어도 한반도 이내의 정치적 자기 결정권을 갖지 못했던 현실(물론 그 현실은 일제 패망기의 2차 세계대전의 결과와도 연관이 되지만)이 너무나도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덧-
오늘자 기사를 보니 4.3 항쟁은 무장폭동이었고, 5.18 민주화 운동도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를 해체하고 재조사 요구도 나왔다고 한다. 그래. 너네 본심까지 모두 드러내라. 그만큼 되돌려 받을 것들이 늘어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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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의 아웃사이더 콤플렉스 독파.


노무현 전 대통령에 호의가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시각으로 형성되어 있을 노 전대통령의 이미지는 형해화가 되어버릴 수도 있을 정도의 강렬한 비판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 내세웠던 개혁과 그로 인한 현실과 그 결과에 대한 괴리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과격하다 할지라도, 분명히 겸허하게 인정하고 반성해야할 생산적인 의제 제기이자 논의라고 본다.

인물 중심의 정치. 증오의 정치.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달라진 위치에 대한 자각과 동시에 방법의 변화. 소신과 신념을 유연하게 굽혀나가며 거시적인 상생의 정치는 언제쯤 이뤄질 것인가. 

날이 갈수록 발전적으로 나아가기는 커녕 이념과 정책의 방향과는 무관하게 일어나는 과도한 정쟁의 악순환과 그 폐혜에 의해 국민의 외면과 무관심의 정도가 확산되어 가는 이 시점에서의 한국 정치에 있어서 필요한 자기 성찰과 고민의 최대 화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론과 실재.
현실과 이상.
정치와 경제.
민주와 독재.
국민과 주권.

모든 것들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한 한국 사회 구성원의 관심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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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안부나 물어보려 친구녀석에게 전화를 했던 것이 무려 4시간이나 논쟁으로 이어질 줄은 통화버튼을 누르던 그 시점에서는 미처 알지 못하였으리라.

역사. 즉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쓰여지는 책들은 일단 논문 형식이든 소설 등의 문학 형식이든 실제로 있었고 기록으로 남겨진 팩트 그 자체를 가지고 자신이 독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에 맞게 해석하기 마련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실의 왜곡 여부이다.

논문 형식의 구조를 취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감성을 배제하고 이성적이고도 합리적인 논리 구조를 따라 필자의 의견을 제시하기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가 도출해 내는 결론에 대해 동의를 하는가의 여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아무리 팩트와 팩트 사이를 논리적으로 전개한다고 하더라도 그 방향이 독자와 맞지 않는 방향이라면 공감을 하는가는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논문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이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을진대, 하물며 소설적 형식을 취하는 역사 문학은 더 말해 무엇하랴. 소설류는 논문보다도 일반적으로 개연성이라는 측면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접근하며, 기록에 남겨진 역사적 사실 이외에도 온갖 검증되지 않는 2차적 사료들, 즉 일반적 통설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서, 그리고 전설이나 설화, 구전 또는 구술로 남겨진 것들도 작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다지 큰 거부감 없이 취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작품들은 작가가 갖고있는 주관적인 감성과 의도를 지닌 평가도 상당히 진하게 담겨진다.

하지만 문학이기 때문에 팩트와 팩트 사이의 허구적 스토리를 재구성하거나 다소간의 논리적 비약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하나의 작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그러한 점에 대한 평가 역시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천차만별의 스펙트럼을 지닌 독자들은 그러한 팩트의 뼈대에 픽션의 살을 덧붙여 완성된 하나의 작품에 대해 사실성이나 논리적 개연성이 떨어지는 측면에 대해 비판을 가할 수도 있으며 팩트를 기반으로 전개한 작가의 문학적 구성에 대해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나름대로의 작가의 의도에 공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적어도 최인호의 유림에 있어서는 후자의 입장에 가깝다. 한때나마 역사를 전공했던 한 사람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떠한 사실에 대한 작가의 주관적 해석은 그저 독자로서 취사 선택을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모든 서적이 객관적일 수는 없다. 서적이 지닌 특성상 이미 그 작가 스스로가 자신만의 관점과 신념을 지닌 주관적인 한명의 개인이기 때문이다.

다만 독자가 그러한 제반 사실에 대해 사전에 인지할 필요는 있다. 작가의 표현이나 전개 방식도 마찬가지다. 개개인이 보기에 그럴듯 하다고 인식하면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고,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면 그렇게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작가가 그러한 묘사를 통해 무엇을 설명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묘사를 하고 표현을 하며 해석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시간의 논쟁을 벌였던 친구에게는 그것이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작가야 어떤 의도를 지니고 묘사를 하고 해석을 했든 그보다도 친구 자신이 생각하는 관점에서는 논리적 개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게끔 충분히 합리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가거나 차라리 그러지 못한다면 굳이 주관적인 해석을 덧붙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부분에서 친구와 나는 4시간을 투자했음에도 그다지 접점은 찾지 못하고 결국 서로의 견해차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대강 논쟁을 마무리지었다. 서로가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들만의 논리와 판단을 바탕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중간지점을 허용하지는 않았던 듯 싶다. 다만 같은 표현과 설명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차이는 이렇듯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 한번 더 선명하게 깨달았다고나 할까.

적잖은 시간 동안 의견을 주고받으며 친구에게 배운 것이 있다면 앞으로 책을 보게 되면 그가 강조하는 논리적 개연성을 좀 더 스스로 의식을 하게되리라는 것이다. 그것은 친구가 갖고 있는 견해의 옳고 그름과는 달리 그가 책을 보는 하나의 방법이며 친구의 강조처럼 그렇게 하면 분명 객관적이고도 비판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될 가능성은 높아지니 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한권의 서적, 또는 여러권으로 구성된 시리즈가 총체적으로 작가만의 표현 방식과 전개 내용을 통해 (설령 국지적으로 오류나 헛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독자에게 어떠한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인지, 그리고 나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우선시하는 것은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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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진보주의 법학자 한상범 교수의 저서인
박정희와 친일파의 유령들.

이 책은 시종일관 한국 내에 전방위적으로 퍼져 있는 수구세력과 친일파들의 행태를 일반적인 지식인의 서적에서는 보기 힘든 매우 강한 어조로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이 분 정말 원로학자 맞아?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긴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네들의 저질렀던 짓거리들에 비추어 보면 그 정도의 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만.

여하튼 논리도 논리지만 읽는 사람의 속이 다 시원해질 정도로, 책 전반에 걸쳐 시종일관 맹렬한 필치를 보여주고 있다. 사회의 지식인들의 모습이 모두 이분만큼만 지행일치를 보여준다면 무슨 근심걱정이 있을까.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지만 대한민국사는 온통 우로 점철되어 있는 기형적인 역사이다. 옳고 그름도 분간 못했던 광풍과도 같았던 현대사는 미래를 위해 분명 언젠가 한번은 확실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시대의 요청이자 역사적 소명일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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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중동포 학자이자 작가인
리동혁씨가 쓴 本삼국지 시리즈를 다시 읽고 있다.

이 분 '삼국지가 울고 있네'라는 책의 내용에서부터 뭔가 조짐이 보였는데,
결국은 직접 삼국지를 완역하면서 기존의 번역, 평역서들에서 벌어진 오류들을 비판하며 거의 완벽에 가깝게 수정을 하신듯 하다. 삼국지연의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도 좋고, 이미 기존의 삼국지연의 시리즈를 섭렵하신 분들도 기억을 더듬어 혹은 직접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도 의외로 쏠쏠할 듯 싶다.

삼국지에 대해서 나름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이러한 책들을 보고 있으면 한없이 부족한 지식 앞에 부끄러울 뿐이지. 무릇 지식을 쌓는다하면 자신의 영역에서만큼은 압도적인 힘을 보여줄 정도가 되어야 소기의 목적 중에 한 부분을 달성했다 할 것이다.

그래도 수많은 삼국지연의 시리즈 중에 역시 내게 가장 큰 전율을 안겨준 삼국지는 일본 작가인 기타가타 겐조가 쓴 '영웅 삼국지'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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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비밀해제 문건으로 본 미국의 실체'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상당히 끌리던 책이라서 성큼 집어 들어 빌렸는데 생각보다 방대한 내용을 자랑했다. 하지만 주된 요지는 대강 파악할 수 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상적인 국가인양 대부분이 인식하는데 실상 '美'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국가라는 것. 그리고 자국의 안보와 이익을 위해서는 타국에 있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입한다는 것.

또한 미국의 태생부터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상당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독립혁명이 일어나고 인권과 노예제 폐지를 위해 남북전쟁이 일어나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1차, 2차 대전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는 것.

물론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한국 역사에 있어서, 미국을 한국 해방의 주체이고 한국전쟁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민 정의의 사도로 인식하고 있는 보수우익집단의 장기간 집권도 미국의 실체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

대략 이런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근거로써 90년대에서 2000년대 들어 상당수 해제된 비밀문서들에서 다뤄진 내용들을 제시하고 있다.그 문서들은 세계 각 지역별로, 그리고 지역 국가별로 자세히 정리해서 미국이 저지른 행태들을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이라는 국가는 양의 탈을 뒤집어쓴 흉악한 늑대와도 같다는 것이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아마 해방 이후부터 불어닥쳐 60~80년대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자리잡은 반공주의 시대를 떠올려보면, 아마 금서 제1호로 지정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과격한 표현들을 서슴치 않고 사용하고 있다.

어쩌면 현재 툭하면 서울시청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드는 보수우익단체들이 이 책을 보면 입에 거품을 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미국의 실체. 즉 온갖 미사여구로 덧씌워진 미국이라는 나라가 건국 이후부터 현재까지 힘없는 약소 국가를 상대로 얼마나 조폭과도 같은 더러운 짓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그 진실을 입증하는 바로 그네들의 비밀해제문건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Fox Americana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미국은 2001. 9.11사태, 그리고 아프간 침공과 2003년 이라크 침공과 같은 대규모 군사 작전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더불어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로 무장한 WTO, FTA등의 기구와 조약들을 앞세워 각국의 경제 예속화를 강화하고 양극화를 가속화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켜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한-미 FTA 협상을 하는 우리나라에서도자주 거론되기도 했고 익히 알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게 미국이라는 나라의 실상을 직시하면 현재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미국에 대한 이미지는 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 본모습을 인식함으로써 친미, 나아가 숭미를 일삼는 행태를 버리고 그들의 '약육강식'적인 정책에 적절한 대처를 해야만한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그리고 상당부분 격한 표현들이 들어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기존에 대한 인식의 틀을 깨부수고 또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모습에 대한 실상을 비춰줌으로써, 우리가 미국이라는 나라를 대함에 있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양면성에 공평하게 접근할 기회와 기초 지식을 제공해 주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 그렇지만 더없이 거대해진 현대 사회 그리고 국가 집단에서 언제나 정치라는 것은, 철학 또는 이론에서 제시하는 것과 같은 이상향적인 모습을 끊임없이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제든지 자연상태와 같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고금을 불문하고 우리가 역사서와 TV를 통해 마주하는 진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여전히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방국이고 혈맹이라며 환상을 갖는 우리나라네의 자칭 원조보수우익이라는 분들. 성조기에 어떤 진실이 담겨져 있는지도 알지 못하면서 한국의 국가 기념일에 막연히 흔드시는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철딱서니 없는 분들.

타국의 사례는 고사하고라도 해방 이후 한국에 들어와 자유민주주의 이식이라는 미명하에 한반도 분단에서 시작하여 얼마나 많은 만행들을 저질렀는지 조금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

덧-

근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전형적인 미국사를 외교 부분 중심으로 다룬 '카우보이들의 외교사'를 보려니 도통 적응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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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연개소문傳'
 

말 그대로 고구려 말기에 독재와 핏빛으로 물든 절대 권력자였던 연개소문을 재조명한 책이다. 그리고 이 시기를 고증할 사료들이 부족하지만 전적으로 당시 중국측 사료들(주로 구,신당서)을 맹신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며 (이 당시 중국측 사료는 당 태종 이세민의 주도 아래 관찬사서 편찬이 시작되던 시기였으며 화이사관, 중화주의 인식으로 주변국-四夷-을 바라보았던만큼 사료라고 하더라도 객관성이란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신라, 고려측의 사료와 일본의 사료들과 그간의 연구논문들을 비교 분석하여 상당수 누락되거나 생략된 역사적 사건과 정황들을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복원해내고 있다. (그 참고자료 중에는 다니던 학과에서 -국내에서 12명에 불과한- 고구려사를 전공하신 여호규 교수님의 논문도 자주 보였다.)

책은 연개소문의 집권과정과 성향, 연개소문 집권기에 벌어진 1차, 2차 그리고 사후의 3차 고-당 전쟁에 대해 사료들을 비교분석하며 사실과 가깝게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고구려의 패망과정과 그 이유들을 상세히 분석하고 있어, 동북아시아의 대제국이었던 고구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아쉬움만큼이나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연개소문이 펼친 대당 강경책 중심의 독재 정치는 비록 그의 뛰어난 능력으로 연이은 고-당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유지될 때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렇게 그를 중심으로 구성된 독재 체제는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그가 사망하게 되자 급격히 붕괴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이는 고구려 멸망으로 이어지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보았을 때.

독재 정권이라는 것이
본래 독재자 개인의 능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체제이기에 살아 생전에는 겉으로 보기에 문제가 없어보여도, 당사자가 중심에서 사라지게 되면 연개소문 사후와 같이 급속히 붕괴되며 권력 투쟁등의 혼란을 야기하거나 박정희 정권과 같은 새로운 유사 독재자가 그 공백을 대신하는 경우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현재와는 다른 왕을 중심으로 한 전제 정치가 이루어지던 시기였지만, 오히려 그러했기에 고구려의 멸망은 독재 정권을 구축하고도 차마 왕위까지는 넘어서지 못한 연개소문의 정치의 한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영류왕도 죽여버린 그였기에 신하가 아닌 왕위를 차지하여 그 위치에서 승계를 하였다면, 아마 그의 사후에 벌어지는 남생-남건,남산의 권력 투쟁 가능성은 상당부분 줄어들며 안정적인 정권승계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본질적으로 권력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3형제간의 분란은 왕위의 여부와는 상관이 없을 듯도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연개소문은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왕위 찬탈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보다는,
어쩌면 자신의 뜻대로 정치를 주관할 수 있는 대막리지라는 위치에서 만족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한 나라의 흥망을 한 개인으로 모두 설명할 수 없을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하는 것이지만.

지극히 편의주의적이고 위험한 생각인 것임은 알지만 이왕 그렇게 반대파를 대규모로 숙청하고 정권을 잡은 것인만큼 조금 더 독하게 굴어 왕위를 차지하였으면 어땠을까? 라는 어리석은 가정을 하는 것은 현재 어지럽게 벌어지는 중국의 동북공정 등의 현상에 배타적 민족주의가 나에게도 자리하고 있기 때문인가.

당시에 살아가는 인물들은 나름대로의 주관들을 갖고 민족이라는 개념에 앞서 국가라는 틀에서 치열하게 살아갔다.

사이를 정복하려는 야심을 가진 당 태종 이세민, 그러한 팽창주의에 맞서 고구려를 진두지휘한 대막리지 연개소문. 고구려와 백제의 침략에 그저 신라를 지키려던 김춘추, 김유신. 나당 연합군에 무너져가는 백제를 구하려했던 흥수, 성충, 계백.

다들 정말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간 것이다.

그래도 책을 덮는 순간 어쩔 수 없는 아쉬움과 무리라는 것을 알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들이 그렇게 살았던 한반도에서 한참이 지난 지금 이 곳에서 당시에 그러한 선택을 했던 그들의 후예로 살아가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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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패배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지만 그것은 패자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고 하였던가. 하지만 이 책에서는 역사에 승자로 기록된 이들에 못지않은 패자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물론 그들과 승자의 사이에는 백지 한 장의 미세한 차이만이 존재했으며,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처지였을지라도 결국 패자라는 사실은 바뀔 수 없는 것이며 승자를 위한 조연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가 되어버렸다.

격렬한 삶을 살아가며 한때나마 모두들 승자였을 법도 한 위대한 패배자들.

그들의 기록에서 개인의 의지를 뛰어넘는 삶의 불안정성과 예측할 수 없는 인생에 전화위복이 반복됨을, 그리고 역사의 아이러니를 엿볼 수 있었다.

훗날
나는 내 자신에 비추어 삶을 반추하게 되었을 때... 어디에 가깝게 서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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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 살해사건 1,2.

간만에 서점에 들러 한시간 가량 책 뒤적거렸던가. '누가 왕을 죽였는가'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사인이 불분명하거나 국왕의 임종을 흥미롭게 분석해 유명해진 이덕일 교수의 후속작(?)인 조선 선비 살해사건이라는 책이 새로 나와서 즉흥적으로 구입하였다.

이 책 역시 제목에서 흥미를 자극하는 상술적인 면이 엿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용까지 그렇지는 않다.

고려말부터 조선 중기에 이르러 사림이 단독으로 정권을 장악하기 전까지의 전개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선비들이 대거 목숨을 잃었던 사화를 중심으로 한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참 어렵지 않고 쉽게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설명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면 장점? 중간 중간의 인물과 상황에 대해 저자 나름대로의 역사적 비평도 있어서 단조롭지 않고 맛깔이 난다.

기나긴 추석 연휴의 밤을
이틀에 걸쳐 나름대로 의미있게 보내게 해주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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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음 (문학으로 읽는 조선왕조사).

문학으로 읽는 조선왕조사라고 해서 조선시대 문학작품 위주로 접근하는 책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조선 건국부터 대한제국의 멸망까지 시대순 그리고 인물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간에 알려진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지적과 주로 일본과 관련된 사건, 인물들에 대해 일본의 기록까지 끌어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이 독특했다.

책 말미에는 날이 갈수록 역사라는 학문을 경시하는 풍조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출하고 있는데, 최근의 동아시아 역사 논쟁이라든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임기응변식의 비전없는 정치권을 보면, 사회 전방위적인 부분에서 역사적 안목과 소양을 필요로 함을 보았을 때

중고등 교육에서 국사가 선택 또는 제외되는 현실. 국가에서 중대사를 담당할 인재를 선발하는 고시에서조차 역사 과목이 제외되는 현상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그리고 암기식 주입식의 역사 교육 방법도 사실은 틀렸다. 역사는 현재와의 대화이며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하는데, 현실은 이에 역행하고 있으니 저자의 한탄에 안타깝게 공감이 갔다.

다만 저자가 사학 전공이 아닌 문학자여서인지 다소 주관적이고 감성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점에서 역사학자들의 객관적이고 분석적이며 논문식으로 풀어가는 글과는 또 다른 그 나름대로의 색깔이 있었다고 할까. 그래서였는지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주욱 읽어내려가기에는 꽤 괜찮은 교양서적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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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

1996년 종군 위안부 문제가 일본 역사 교과서에 공식적으로 기술되면서부터 동시에 이에 대해 자학 사관이라고 반발하며 일본 자유주의(수정주의) 역사관이 전면에 대두되면서 이른바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파동'을 일으키는 '새 역사교과서를 쓰는 모임'이 출범하게 되는데 (이 분들 논리. 참으로 보면 볼수록 어이가 없다.)

90년대 후반에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난 일본의 급진적인 우향우 경향에 대해, 18인의 일본 진보 학자와 재일동포 지식인들이 각 분야별로 학술적 및 논리적으로 비판한 글들을 다루고 있다.

하나같이 이성적으로 공감가는 주장들이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이들의 생각이 현실 정치와 맞물리는 부분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취약하다는 점이다. 즉 주류가 아니라 비주류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비단 일본 뿐만이 아니라 현재 한국, 미국 등 어느 나라나 비슷한 상황이기는 하다.

엇그제 신임총리로 지목된 아베 역시 극우 보수파에 가깝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강한 일본'이라는 주장 아래 민족적 동질성과 자존심을 강조하며, 역사적 진실을 은폐하고 교훈을 망각하는 이들에 의해 여전히 역사 부정과 왜곡은 현재진행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이렇듯 우울한 현실 상황 속에서도 그나마 이렇게 부정하고 싶을 법한 그네들의 역사의 진실에 용기있게 마주볼 수 있는 지성인들 역시 일본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작지만 소중한 변화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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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전쟁 (현대 일본의 역사 인식과 한일관계).

서문부터 끝까지 5시간 걸렸던가.

전후 일본에서 지속되던 마르크스주의 역사관에서 냉전 체제의 해체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일컬어지는 버블 경제의 붕괴 이후, 찬란했다고 믿는 메이지 이후의 근대 일본을 그리워하며 다시금 내셔널리즘으로 회귀하려는 일본의 우익 세력들.

그리고 이제는 고질병이 되어버린
정치인들의 역사 관련 망언과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파동을 비롯한 그네들의 과거에 대해 가해자의 모습은 간곳없고 오직 미국등에 의한 피해자의 모습만 남아 자신들의 과오를 청산하지 못한채 빛나는 부분만을 끄집어 내어 어떻게든 이끌고 가려는 모습에서

어이없으면서도 그러한 일본의 역사 인식이 동아시아에서 각국의 민족주의를 자극하여 '적대적 공범관계'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그네들의 주장처럼 과거의 역사는 언제나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이해해야 한다면 우리는 왜 역사라는 것을 배워야 하는가? 빛이 있으면 언제나 어둠도 존재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그네들은 왜 인식하지 못하며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일까.

독일과 같이 깔끔하게 정리하면 될 문제를 말이다.
그 옛날 탈아입구를 주장하던 그 알량한 자존심이 여지껏 남아서인가?

일본 정부는 책의 본문에도 나오는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 자는 결국 현재에 대해서도 눈이 멀게 된다”는 독일 수상 바이제커의 연설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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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엔진 : 전쟁과 시장
 

사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스스로 떠벌리듯 그렇게 썩 좋은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책. 9.11 테러 이후 미국에 만연한 일방주의 및 패권주의적 모습의 대두를 이라크 전쟁을 기점으로 하여 여러 분야에서 다각도로 적나라하게 분석하고 있는 책.

미국이 언제나 그네들의 행동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독재 및 테러리즘 타도와 더불어 자유 민주주주의 체제의 전파라는 이제는 질릴법도 한 그 위장된 구호의 뒷면을 한꺼풀 들쳐보면, 온갖 악취가 나는 모순 투성이들. 겉으로 내세운 구호가 그럴듯 하기에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미국을 움직인다고 생각되는 미행정부의 뒤에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보수 기독교주의자, 유대인들네오콘이라 불리우는 신보수주의 및 소수의 엘리트 지배체제를 꿈꾸는 스트라우시언 관료들. 그리고 아이젠하워 시절부터 그 모습이 실체화된 전쟁을 먹고 사는 군산복합체까지.

이들의 다양한 기득권이 결집된 미 행정부가 세계경찰이라며 정의와 평화를 유지시켜준다고 믿는 것은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가? 역사상 유래없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모든 정보가 공유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 시점에서도 그것을 비웃듯 그들은 의도는 은폐되고 통제하지. 그래서진실은 언제나 저 너머에 존재할 뿐.

.......

사실 우리나라의 현재 국제적 위상과 지정학적 위치를 감안하면 싫든 좋든 미국과 여전히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은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대상인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정확한 실체파악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

특히 친미 사대주의자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무조건적으로 미국을 찬양할 것인가. 성조기를 흔들어 댈 것인가. 여전히 우리나라의 보수 우익층에 만연한 미국병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의 친미 사대주의적인 풍토에서 벗어나 좀 더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 가을. 정말 이 책을 똑바로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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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의 신화를 넘어서.


동아시아 삼국의 적대적 공범관계인 민족주의에서 한국부터 먼저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 국사는 물론 주류 사학을 지탱하는 이념을 정면에서 비판하는 것이기에 분명 용기가 있는 일이고 필자들의 주장처럼 언젠가는 과감하게 버려야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왜 그것이 가해자이자 '근대 민족주의' 개념을 잉태하게 만든 일본이나 날이 갈수록 심화되어가는 중국이 아닌 양국의 민족주의에 의해 근대사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피해를 받아 현실과 역사 모두 왜곡되어 있는 즉, 한국이 우선적으로 가장 먼저 해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쉽사리 공감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탈피하면 식민지 근대화론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시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오로지 경제학적인 관점만으로 식민지 근대화론을 은근히 옹호하는 듯한 분의 글을 읽을 때는 학문의 다양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방향은 제시하되 그 이후의 대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도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고.

물론 장기적으로는 한,중,일 삼국 모두 각자의 입장을 극대화시키는,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현실을 재해석하는 것에서 탈피를 해야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동아시아에서 평화적인 대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분명 궁극적으로 이루어야 할 것임은 틀림없고 그러한 부분에서 이들의 소신은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근에 갈수록
삼국의 물고 물리는 역사적, 지리적 갈등이 증폭되어가는 상황에서, 과연 어느정도의 호응을 이끌어내 이러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생각된다.

학자로서 논문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현상을 파악하여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의의가 있지만, 국민국가를 바탕으로 한 각국 현실정치의 이해득실 속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얼마만큼 통할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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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U.F.O 신드롬이라는 책을 소개할까 한다.

이 책은 U.F.O 관련 서적 출판사로 유명한 넥서스Books에서 발간한 책인데..이미 95년도에 한번 나온 책을 21세기 기준에서 대폭 수정,삭제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하며 약 200페이지 정도 늘어난 분량으로.. (물론 가격은 95년도 버전보다 3배 가까이 뛰었다. ㅡㅡ;)

하여튼...

감수자의 말처럼, U.F.O에 대해 이만한 책은 없을 것이라는 것에는 동감이다. 청소년을 주요 상대로 하는 흥미 위주로 꾸며진 여느 U.F.O 관련 서적처럼...가볍게 읽으려 한다면.. 돈이 아까울 것이다. 'ㅡ';

아직까지도 그 존재가 밝혀지지 않은.. U.F.O에 대해 다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U.F.O와 관련된 수많은 루머들, 그리고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의 분석.. 등등을 다루어 상당한 수준의 U.F.O 전문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U.F.O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출몰 역사에 대해.. 현 인류 문명 발생 이전부터 날아왔다는 가설을 보면..경이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만큼 그에 대한 의문부호도 많다.

U.F.O에 대한 접촉은 99% 이상이 개인적인 접촉이다. 월등한 과학기술을 지닌 그들이.. 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도 생기지만...그렇다고 브이(얼굴 벗기면 파충류. 인기 TV 시리즈물)나..인디펜던스 데이(1997년작. SF물)처럼 나타나는 것은.. 별로 달갑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_-;

아무튼...

역시 이쪽(미스테리틱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읽어보길 권한다. 다만 약간의 진지함은 가져야 책값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독실한 종교인이거나, U.F.O는 조작이다. 가짜다. 그런게 어딨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다.. 책값도 상당하니...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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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흥행했던 멜깁슨,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컨스피러시라는 영화를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컨스피러시는 긴박한 스릴과 호기심을 자아내는 내용, 여기에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첨가한 상당히 재미있는 영화다. CIA의 비밀 프로젝트에 의해 암살범으로 변모했던 주인공이 사랑에 빠져 자신의 정체를 찾게 되고, 정부 조직의 음모를 파헤치는 내용인데...
이 영화는 제목부터가 Conspiracy다.

이런류의 내용이나..
또는.. 폭팔적인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멀더와 스컬리 주연의.. TV 시리즈인 <X - FILE>과 같은 드라마에 열광한다거나...아니면.. 20C 중반 이후부터 빠지지 않는 논쟁거리인 외계인과 UFO에 관한 것들이나.. 최근 부각되고 있는 달 착륙의 진실등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보는 것을 권하고...
그런 것에 하등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굳이 권하지는 않겠다.

하여튼 이 책은 그동안 세간을 나돌던 어지간히 굵직굵직하면서도 미심쩍은 사건들은 거의 다 다루고 있다. 근데 이 책의 서문에서도 나오듯이.. 저자는 이러한 음모론에 대해 각 주장과 근거에 대해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정리를 한 것이지, 자신의 의견을 개입시키지는 않았다..

즉, 음모론과 연결되는 특정한 사실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음모론이라는 것들 자체에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니.. 답이 정확히 나오면 음모론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 하여튼.. 음모론의 진위를 떠나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다. 관심이 없어도 한번쯤 읽어봐도 나쁘진 않을 듯..

책을 보면 이우혁의 '퇴마록'에서 보이던 그룹들의 이름도 꽤 보인다.. ^^;
밤에 읽고 있으면 괜히 등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PS -
개인적으로는 이런 음모론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 정
말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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