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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협상이라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동등한 조건을 기반으로 최소한의 조건으로 가급적이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얻어내기 위해 최대한 마찰을 피하면서 논의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민국 정부는 이번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했던 것일까. 아니 연일 새롭게 터져나오는 의혹과 진실에 관한 기사들을 보면 대한민국의 쇠고기 협상단은 과연 '협상'이라는 용어에 걸맞는 행동을 했는지조차 의심을 받는 상황이다.

가장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세밀한 검토를 아예 하지 않았다고 자인하는 셈이 되는 영문 오역은 물론이고, 믿도 끝도 없이 '미국이니 믿었다'라는 따위의 시시각각 변하는 변명을 듣고 있자면 대체 어느 나라에서 이 따위로 무능하게 협상을 한단 말인가. 마치 19세기 말 서세동점 시기에 망해가는 조선의 관료들이 서구 열강과 얼토당토 않은 조약들을 맺으며 내뱉던 말과도 같아 등골이 오싹할 뿐이다. 협상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수치스럽기 짝이 없는 발언들 뿐이다.

게다가 협상의 결과랍시고 하여 우리나라가 얻어낸 것이라고는, 정작 미국 내에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신임 대한민국 대통령이 겨우 임기가 1년도 남지 않는 부시 미대통령의 카트를 몰아주며 함박 웃음을 짓고 있는 사진 하나 뿐이니 말이다. 오죽하면 켐프 데이비드의 숙박료니 또는 굴욕외교의 조공이니라는 이야기가 나오겠는가. 그는 과연 그 내용과 그 댓가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그 협상의 타결을 주도했던 것일까.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수입하려는 미국산 쇠고기는 영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래 먹어서는 안되는 부위들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광우병 위험 물질(SRM)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30개월 이상 소의 뇌, 척수, 눈 부위 등 가축의 사료로도 사용을 금지하는 부위까지도 고스란히 제 돈을 주고 수입하겠다는 것은, 아무리 이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어린아이라고 할 지라도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는 미친 짓이 아니고서야 무엇인가.

미국의 로이터 통신의 '미식품의약국, 모든 동물사료에 특정 쇠고기 부위 사용금지'(FDA bans certain cattle parts from all animal feed)이라는 기사의 댓글에는 이러한 한미간의 쇠고기 협상 결과에 대해 Mad Cow, Mad ROK, Mad President, Mad People, Mad Society 등을 연발하며 강하게 비난하기도 하였다. 당연한 결과이다. 우리는 이러한 비난에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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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하는 첫 일성이 '도시의 노동자들도 질 좋은 고기를 값싸게 먹게 되었다.'니... 우리가 언제 쇠고기 못먹는다고 불평했던가.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싶다고 탄원을 내었던가. 아니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취임 직후 이렇게 일사천리로 처리해야 할 공약이었던가. 이토록 중요한 사안에 대해 사전에 국가적 차원의 논의 한번 이뤄지지 않은 채,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몰랐던 졸속 협상이었다.  

그러나 일부 양심있는 언론의 보도와 정치인들의 문제제기를 통해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번 협상에 대한 진실과 그 위험성에 대해 알게 되었음에도, 계속되는 변명과 말바꾸기 그리고 '안전하다'는 거짓말로 일관하는 이 무능한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절망하였고, 광우병 쇠고기가 수입될 시 군부대의 장병과 함께 가장 먼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 분노한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코 그들은 괴담이나 선동따위가 아니라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 협상같지도 않는 협상 타결을 주도한 바로 이명박 대통령을 위시한 현 정부 각료가 저지른 멍청한 짓으로 들고 일어난 것이 아니냔 말이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한 국가의 자주적 검역권을 내주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불신을 담보로 대체 이명박 정부는 이 협상으로 먹기는 커녕 내다 버릴 수도 없는 쓰레기 같은 쇠고기 외에 무엇을 얻었는지 알 수 없으니 더욱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지금이라도 아주 늦지는 않았다. 현재 미국 육류업체와 국내 쇠고기 유통업체간의 갈비와 부산물(광우병 위험물질 포함된)을 7:3 비율로 수입계약이 속속들이 체결되고 있고, 현재 한국의 정서상 이 부산물들은 도매업을 거쳐 소규모 식당을 중심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이번 협상을 주도한 책임자들은 모두 거짓과 기만으로 국민의 생명권 위협한 자들이니 마땅히 법에 따라 처벌하고, 정부는 신속하게 새로운 협상단을 구성하여 미국과 쇠고기 수입에 대해 전면 재협상을 벌여 광우병 위험 물질이 국내로 유입될 수 없도록 철저히 막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국민이 정부에게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해결하길 원하는 부분이며,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는 이유이며, 이명박 대통령 당신을 탄핵하자고 하는 가장 큰 원인이란 말이다.

이미 엎지른 물이 되었고 사후약방문 형식이 되었지만, 계속해서 노무현 정부의 뒷처리를 한다느니 협상 불가라느니 대통령부터 장관 및 공무원이 직접 솔선수범하여 먹는 것으로 안심시키겠다느니 발병하면 그 때 수입을 금지하겠느니 따위의 씨알도 안먹히는 발뺌과 말장난은 그만 늘어놓고 하루 빨리 재협상을 하길 바라는 바이다.

너네들을 지지하며 광우병을 한낮 괴담 취급하고 장관을 비롯한 공무원들도 1년간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모범을 보여한다고 강조하는 글을 연일 필사적으로 써갈겨대는 그 조.중.동도 구내식당에 '호주산 쇠고기만'을 취급한다는 문구를 빨간 글씨로 큼지막하게 붙여놓았으며, 도가니탕을 메뉴로 내놓으면 누구도 먹지 않는단 말이다. 작금의 현실을 부정하며 무능하고 한심함을 한참 넘어선 개병신같은 작자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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