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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의 신화를 넘어서.


동아시아 삼국의 적대적 공범관계인 민족주의에서 한국부터 먼저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 국사는 물론 주류 사학을 지탱하는 이념을 정면에서 비판하는 것이기에 분명 용기가 있는 일이고 필자들의 주장처럼 언젠가는 과감하게 버려야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왜 그것이 가해자이자 '근대 민족주의' 개념을 잉태하게 만든 일본이나 날이 갈수록 심화되어가는 중국이 아닌 양국의 민족주의에 의해 근대사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피해를 받아 현실과 역사 모두 왜곡되어 있는 즉, 한국이 우선적으로 가장 먼저 해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쉽사리 공감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탈피하면 식민지 근대화론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시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오로지 경제학적인 관점만으로 식민지 근대화론을 은근히 옹호하는 듯한 분의 글을 읽을 때는 학문의 다양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방향은 제시하되 그 이후의 대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도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고.

물론 장기적으로는 한,중,일 삼국 모두 각자의 입장을 극대화시키는,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현실을 재해석하는 것에서 탈피를 해야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동아시아에서 평화적인 대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분명 궁극적으로 이루어야 할 것임은 틀림없고 그러한 부분에서 이들의 소신은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근에 갈수록
삼국의 물고 물리는 역사적, 지리적 갈등이 증폭되어가는 상황에서, 과연 어느정도의 호응을 이끌어내 이러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생각된다.

학자로서 논문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현상을 파악하여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의의가 있지만, 국민국가를 바탕으로 한 각국 현실정치의 이해득실 속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얼마만큼 통할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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